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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청년들의 기억력은 점점 퇴보하는가 ⑤ 영츠하이머 예방

일반적으로 노인 질환으로 알려진 치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치매는 더 이상 노인 질환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많은 2030세대 젊은이들이 잦은 건망증과 기억력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성인남녀 649명을 대상으로 한 건망증 관련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3.9%가 스스로를 영츠하이머(젊음(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친 신조어)’라고 응답했다.



반복적인 건망증은 뇌 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2030세대를 위협하는 영츠하이머는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건망증이 반복되면 뇌 기능을 떨어트려 치매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영츠하이머 예방법에 대해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형배 과장(인천참사랑병원)이 자세하게 설명했다.



예방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 노인의 치매를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실용화되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30세대에서는 디지털치매를 걱정하는데, 노인 세대에선 디지털 치료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순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고 디지털이 치료제로 사용된다면 굳이 치매를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고 잘못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활동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노출 시간이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 취지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차이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장년 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일찍부터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뇌는 책 속의 글이나 상대와의 대화 속에 좀 더 특화되어 있고 깨알 같은 정보들을 메모장이나 머릿속에 저장하려 노력한 시간들이 있으며, 이를 인지 예비능이라고 부릅니다. 인지 예비능을 통해 뇌에 회복 탄력성을 키워둔 세대는 디지털로 인한 인지저하가 있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2030세대는 인지 예비능을 한창 키워야 할 시기에 디지털 기기나 스트레스, 음주에 지나치게 노출됨으로써 회복 탄력성을 키우지 못해 더 취약한 대응 능력을 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지 예비능: 뇌가 가지고 있는 복원력을 말한다. 뇌가 기능을 유지하면서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각종 스트레스성 손상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요? 일반적인 치매 예방활동에서 모티브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원래는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한 말로 유명하지만, 치매 분야에서는 2010년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팀이 외국저널에 발표한 내용과 삼성서울병원 나덕렬 교수의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예방법으로, 요약해 보면 땀 나는 운동, 정사정없이 금연, 회활동, 뇌활동, 박한 과음 중단, 을 연장하는 식사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3고(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와 같은 질병을 잘 관리하는 것이 추가되는데,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었으므로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면 좋겠습니다.



영츠하이머를 치료하기 위해선 위의 예방법을 변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제가 진료실에서 말씀드리는 것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디지털치매에서는 일정한 시간이나 공간을 제한하여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인위적으로 차단하고 디지털 세상과 실제 세상의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디지털 해독치료(digital detox)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알코올 의존에서 벗어나기 힘든 경우 입원을 통해 스스로 음주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알코올이 몸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해독 치료를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적 변화가 있다면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긴장을 이완시킬 수 있는 시간들을 적극적으로 갖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활동의 구분이 필요합니다. 내가 해야 하는 일과 잘하는 일, 재미있는 일은 다릅니다. 우리는 종종 이 세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재미있는 일을 잘하는 일로 착각하거나 일의 우선순위를 둘 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에 두려고 합니다. 이런 경향은 스트레스나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중독 성향에서 두드러질 때도 있습니다. 또 정상적으로는 잠깐의 휴식시간에 재미있는 일에 빠져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때에도 나타날 것입니다. 하지만 곧 현실의 삶으로 돌아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이런 구분이 잘 되고 있는지는 각각의 활동에 시간을 체크해 보면 됩니다. 우리는 초등학생 때 생활계획표를 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때 부모님과 의논하여 공부시간과 노는 시간을 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세 가지 활동의 의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면 무척 바람직하고 부러운 일이지만, 현재 영츠하이머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구분을 명확히 하여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디지털치매에선 해야 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상황에선 재미있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수도 있으며, 알코올 문제가 있다면 잘하는 일(음주)을 즉시 멈춰야 할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

신체활동의 중요성입니다. 근육을 키운다거나 신체기능을 강화, 내부 장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겠지만 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할 수 있어 대뇌 피질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해마의 부피를 늘려 기억력을 증진시키며, 중독 활동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1930년대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인 와일더 펜필드(wilder penfield)에 의해 작성된 호문쿨루스(homunculus, 라틴어로 ‘작은 인간’이라는 의미) 그림은 대뇌 피질과 운동 감각 영역을 매칭시켜 표현했으며, 뇌와 신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특히 얼굴과 손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어 다양한 스포츠 활동, 정교한 손동작, 표정의 변화, 언어적 소통들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 혼자서 하는 활동보다는 여러 사람과의 모임을 통한 신체활동이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츠하이머의 원인과 예방, 치료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이 문제가 2030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사회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미래 세대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것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 일과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문제, 알코올 사용 등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이 나에게 있진 않은지 살펴보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현대 사회와 2030세대, 왜 청년들의 기억력은 점점 퇴보하는가 ① 디지털치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형배 과장 (인천참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