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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약, 평생 먹어야 할까?"...초기 치료부터 관리법까지 [인터뷰]
[인터뷰] 가정의학과 전문의 장훈 원장
탈모 치료제 부작용은 2~3% 미만...심리적 요인도 작용
금연·금주와 충분한 수면, 탈모 예방에 도움돼
탈모는 과거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국한된 질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습관과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탈모를 경험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탈모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22만 5천 명에서 24만 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를 겪는 이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모발이 빠지는 현상 자체는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탈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외모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해지면 대인 기피증이나 무기력증으로 이어지면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를 통해 탈모의 진행을 늦추고 평상시에 꾸준히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의 치료법부터 치료 효과, 부작용까지, 가정의학과 장훈 원장(한결나은가정의학과)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q. 탈모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탈모는 정상적으로 털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털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머리카락은 보통 3~6년 정도 자란 후에 빠지게 되고, 빠졌던 바로 그 자리에서 3개월 후에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나게 되는데요. 탈모 환자의 경우 새로운 머리카락이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퇴행기와 휴지기에 들어갑니다. 이러한 경우 머리카락이 빠지는 수준이 정상적인 상태인 60~80개 보다 훨씬 더 많아지는데요, 100여 개 이상이 빠지면서 밀도가 감소할 뿐 아니라 모발 자체가 얇아지는 연모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밖에도 헤어 라인이 후퇴하는 현상도 탈모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기준이 됩니다.
탈모는 남성형 탈모,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 외상성 탈모, 화학적 탈모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탈모 증상은 남성형 탈모입니다. 남성형 탈모는 안드로겐성 탈모라고도 부르는데요. 남녀 모두에게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남성의 탈모 시작 연령이 빠르고 증상도 심각합니다.
q. 젊은 탈모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20~30대 환자에서 안드로겐성 탈모의 비중이 상당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90% 이상 유전에 의해 발생되지만 젊은 환자들이 증가하는 이유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입시, 취업 등과 같은 이유로 스트레스 지수가 증가하고 서구화된 식습관이 탈모의 평균 발생 연령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성 탈모 환자뿐 아니라 여성 탈모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탈모 유병률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탈모 초기 단계에서는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인가요?
가장 흔한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탈모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와 결합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하면서 탈모를 유발하는데요. 이 과정을 억제하는 것이 바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입니다. 두 가지 모두 복용하는 약물로 남성에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5알파환원효소는 두 가지 타입(type1, type2)으로 되어있는데 탈모에 큰 영향을 미치는 type2만 억제하는 성분이 피나스테리드이며, type1, type2 모두 억제하는 것이 두타스테리드입니다. 효과 면으로 봤을 때는 두타스테리드보다 피나스테리드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탈모치료에 사용되는 용량인 1밀리그램이 fda 승인을 받았다는 점과, 부작용 발생 빈도가 두타스데리드에 비해 조금 낮다는 점, 그리고 10명 중 7~8명 이상이 피나스테리드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초기 단계에서 주로 활용할 수 있는 성분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바르는 미녹시딜과 케라틴 복합제와 같은 제품을 활용한다면 좀 더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언급한 성분을 제외하더라도 탈모에 도움이 되는 치료법은 더 있지만, 탈모 초기 단계에는 처음부터 다양한 약물을 쓰기보다는 환자의 개선 정도에 따라 한 가지씩 추가하는 패턴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q.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과정이 달라질 수 있나요?
환자 상태와 치료의 적극성에 따라 치료 과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고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는 두타스테리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탈모치료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원인 억제, 재료 공급, 모낭 활성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환자의 적극성을 고려하여 각각에 맞는 탈모치료제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저희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패턴이 피나스테리드 1밀리그램(원인 억제), 케라틴 복합제(재료 공급), 모낭 활성(미녹시딜)입니다.
q. 탈모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입니다. 최근 내원하는 환자들 중 대부분이 20~30대이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을 통해 가격이 저렴하거나 유명한 제품을 처방해달라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또한 젊은 환자들의 경우 가족계획이 있는지, 임산부가 있는지에 따라서 복용 중단이나 보관 방법을 잘 설명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남성이 탈모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성관계를 통해 여성에게 약물의 성분이 유입된다는 근거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남성도 임신 준비 3개월 전 중단을 권고하고 있으며, 임산부는 절대 피나스테리드를 만지는 행위를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q. 여성 탈모환자는 주로 어떤 치료약을 사용하나요?
여성에게는 미녹시딜과 케라틴 복합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topical 미녹시딜의 경우 여성용인 3%, 남성용인 5%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topical 미녹시딜의 바름감으로 인해 순응도가 떨어져, 남성용인 5% 제품을 저녁에 한 번만 바르게 권유하던가, 경구용 미녹시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경구용 미녹시딜 5mg을 반의반 용량(1/4정)으로 시작해서 여성탈모환자의 개선 상태에 따라 최대 반 용량(1/2정)까지 증량하여 복용하게 합니다.
q. 약물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탈모치료제 복용 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3~6개월 정도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많은 연구결과에서도 보편적으로 3개월 이상 복용 시부터 모발의 밀도와 굵기가 증가함을 알 수 있으며,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시기가 3~6개월입니다.
물론 드물게 12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죠.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복용 기간인 3~6개월 복용 후 효과가 없으면 효과 없는 약이라 단정 짓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러한 경우 다른 성분으로 바꿔서 처방하거나 약제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약물치료의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현재까지 발표된 많은 연구에 따르면 성기능 저하, 발기 부전, 사정량 감소 등의 부작용 발병률은 2~3% 미만 정도입니다. 하지만 탈모 치료에 있어서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자 스스로 탈모치료에 대한 의지만 확고하다면 부작용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탈모치료제 복용 후 부작용에 따라 약물의 지속 복용 여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탈모치료제의 주 처방 성분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모두 가역적인 약물이기에,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수주 내에 회복할 수 있습니다. 성기능의 경우 다른 약물로 부작용을 커버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탈모 약은 언제까지 복용하나요? 평생 먹어야 할 수도 있나요?
환자들이 가끔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항상 동일하게 "그렇다"라고 답해드립니다. 탈모치료제는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환자의 정신적인 요인에 많이 작용합니다. 그렇기에 본인이 탈모증 환자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복용을 중단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생 복용하는 약이 될 것입니다.
q. 탈모 예방을 위한 습관을 추천해 주신다면?
탈모를 예방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유전이 주원인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좋은 식습관, 적절한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으로 탈모의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습니다. 가공식품,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과도한 당분, 고염식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음주와 흡연은 탈모에 있어서 독이 됩니다. 특히 흡연은 탈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탈모가 걱정이라면 절대 금연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호르몬 균형, 두피 건강, 스트레스 감소, 모발 성장 촉진 등 여러 측면에서 탈모 예방과 관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탈모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도움말 = 장훈 원장(한결나은가정의학과 가정의학과 전문의)